최근 들어 부쩍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덕분에 요즘 들어 많게 쓰이게 된 '미친속도'라는 단어에 걸맞는 CPU와 GPU가 속속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이른바 '미친속도'라는 속도 중심의 PC에 제동을 거는 부품이 무엇일까? PC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바로 '하드디스크'를 지목할 것이다.
　

10년전인 1996년 초당 33MB를 전송하는 규약인 ATA33 규격이 발표된 이후 최근까지 제일 빠른 규약인 초당 300MB를 전송하는 SATA2 규약까지 발표되었지만(물론 단지 이론적인 속도일 뿐 일반적으로 쓰이는 7200rpm 3.5인치 하드디스크에서는 전송율이 100MB/s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초당 50-70MB 정도의 전송율에서 서로 도토리 키재기 하고 있는 형편이다) 다른 주변기기의 전송속도 발전에 비해 가장 느리게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어 병목 아닌 병목을 초래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하드디스크는 구조상 기계적인 운동을 하는 장치이고 내부에 저장장치로 쓰이는 플레터의 저장용량도 이제는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 이에 각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은 속도를 조금이라도 더 높이기 위해 수직기록방식과 SCSI에서나 쓰이던 NCQ 기술을 적용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획기적인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지 않아 이에 답답함을 느낀 파워유저들을 중심으로 10000rpm의 고속 제품 또는 SCSI방식의 제품을 사용하거나 혹은 RAID를 구성하여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사용하는 추세이다.

RAID를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프로세서를 업그레이드 했을 때의 체감 속도보다 하드디스크를 바꾸거나 RAID를 사용하는 것이 체감속도 면에서는 훨씬 더 빠르게 느껴진다고 얘기한다. 특히 인스톨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프로그램이나 로딩 시간이 긴 프로그램을 RAID-0이 구축되어 있는 시스템에서 실행해본다면 RAID의 마력에서 쉽게 빠져 나오기 힘들어진다.

RAID는 본래 Redundant Array of Inexpensive(or Independent) Disks의 약자로 1988년 미국 U.C.버클리 소속 과학자 David a Patterson, Garth Gibson, Randyh Kats에 의해 정의된 것이다. 기본적인 RAID의 개념의 시작은 작고 값싼 드라이브들을 연결하여 비싼 대용량 드라이브처럼 쓰자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대용량의 스토리지가 보편화됨에 따라 CPU나 RAM등에 비해 속도가 현저하게 느린 HDD의 성능을 높이거나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술로 사용된다.

RAID는 0, 1, 2, 3, 4, 5, 6, 7, 0+1,1+0, 53 레벨등 총 11가지의 레벨로 분류되어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쓰인다는 레벨 0, 1, 5, 0+1에 대해 알아보자.
　

RAID 레벨 0에서는 DATA의 빠른 입출력이 가능하도록 그림에서 보는것처럼 데이터를 여러개의 드라이브에 같은 크기로 나누어 입력 혹은 출력한다. 레이드 레벨 0로 연결된 드라이브는 동시에 DATA를 기록하고 읽게 된다. 어렵지 않게 구성할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하며 속도 또한 빨라 인기가 좋다.단점으로는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지만 복구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HDD하나만 망가져도 모든 데이터가 손실될 수 있다는 점으로 항상 중요 DATA는 백업을 해야한다.상대적으로 빠른 입출력 속도가 중요시 되는 동영상 작업, 출판 작업등에 많이 쓰인다.
　

흔히 Mirroring이라고 불리는 RAID 레벨 1은 단순하게 하나의 드라이브에 기록되는 모든 데이터를 다른 드라이브에 복사하는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자동 백업장치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이런 구성에서는 하나의 드라이브가 고장나더라도 또 다른드라이브를 통해 완벽한 복구가 가능하다. 두개의 드라이브를 사용함으로 읽기성능은 하나의 드라이브를 사용할때보다는 빠르지만 쓰기성능은 조금 더 느린 편이다.최소 2개의 드라이브로 구성되며 전체 하드 디스크용량의 50%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사용자보다는 중요 데이터를 많이 다루어야 하는 소형 서버 등에 적합한 구성이다.
　

RAID 0 와 RAID 1의 장점만을 이용한 것으로 0레벨의 속도와 1레벨의 안정성을 모두 지닌 0+1 레벨이다. 데이터 저장시엔 RAID 0가 적용되어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드라이브에 동시에 같은 크기로 나누어 저장되며, 동시에 RAID 1레벨의 백업 드라이브도 생성된다. 데이터 출력은 RAID 0에 연결된 하드디스크에서만 이루어지며 최소 4개이상의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RAID 5 레벨은 여러개의 드라이브를 RAID-0 스트라이프로 묶고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 코드(페리티)를 저장하는 드라이브 하나를 더 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연산이 필요하다.스트라이프로 묶인 드라이브 갯수가 많아질수록 성능이 좋아지게 되며 하나의 드라이브가 고장나도 데이터는 무사하게 복구가 가능하다.안정성과 성능.비용 모두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어 모든 레이드 레벨 중 제일 많이 쓰이는 편이다.  단점으로는 소프트웨어방식 RAID로 구성하였을때는 시스템의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JBOD 레벨도 있는데, 이것은 RAID의 기본레벨은 아니지만 EIDE RAID 컨트롤러에 종종 포함되는 개념으로,`Just a Bunch Of Disk'의 약자이다. 성능 이나 안정성 향상은 없으며, 연결된 드라이브의 용량을 하나로 합쳐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RAID에 관한 이론은 그 동안 많이 들어서 이제는 귀에 많이 익숙해졌다. 하지만 실제로 구축하여 사용하는 방법과 특징이 궁금하다. 최근 들어 고급사용자들 중심으로 많이 쓰이는 RAID를 지금부터 실제로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