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앞서서

- 서론 - 외장 Case는 왜 사용하는가?

[제가 맨 처음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모델인 SCSI외장 케이스 입니다. 전원 내장이고요. 그 옆의 것은 제가 맨 처음 사용했던 코너 (아 추억의 브랜드여~~) 1G SCSI HDD입니다. 아직도 버리지 않고 가지고 있었네요…^^]

하지만, 사람이란 도구가 생기면 그것을 활용할 방도를 찾아내게 되더군요. 어느새 인가 메일을 외장 HDD에 저장하여 사무실과 집에서 공유하며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프로그램 소스도 외장 HDD에 저장하게 되고, 용량은 부족해지고, 결국은 HDD용량을 2G로 늘리게 되고… 외장 케이스도 좀더 작은 물건으로 교체하게 되고…

[두번째로 사용하던 외장 케이스 입니다. 요즈음 보아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 디자인 이지요]

그러나 세월은 흘러서 세상은 바뀌고 있었습니다. 별로 쓸만하지 않던 IDE가 E-IDE로 바뀌면서 SCSI는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더군요. 무엇보다 IDE HDD는 용량도 늘고 가격도 낮아지는데, SCSI는 용량도 가격도 별 차이 없어지고… 게다가 하드랙이라는 물건이 보급되면서 혼자 사용하던 SCSI가 별 의미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느새 저도 하드랙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아마도 1999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물론 주된 용도는 자료의 이동이었습니다. 하드랙은 자료의 이동이라는 목적에는 잘 맞는 물건이었습니다. 내장 IDE 2채널의 4개 device 지원은 하드랙과 ODD를 모두 포용할 수 있었고요. 그렇게 세월은 흘렀습니다.

그렇게 많아 보이던 내장 IDE 4채널은 점점 부족해 보이더군요. ODD와 하드랙을 감안하면 달 수 있는 device는 2개로 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늘어나는 자료는 초고속 인터넷의 대역폭이 부족하게 만들었고요. 그래서 다시금 외장 case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1394를 이용한 외장 device였습니다. 그것이 2001년 경이었고, 그때는 USB 2.0이 선보이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거의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래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두대의 시스템입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모두 ODD가 장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외장 케이스들입니다. 모두 1394 interfac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게 외장 케이스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하나는 자료의 이동에 사용하고, 또 하나는 용량 확장에 사용합니다. 멀티 드라이브를 장착한 결과, 두대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ODD가 없어졌고, 메인 시스템은 4개의 HDD를 장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hot-swap을 지원하는 하드랙은 거의 무한한 확장성을 보여 줍니다.
(HD TV녹화는 용량 잡아먹는 데에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 합니다.)

정리하자면, 제 경우는 2개의 외장 케이스를 사용하며, 이들의 용도는 각각 부족한 내장 IDE의 확장, 그리고 자료의 이동용으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필드 테스트의 대상이 되는 웨스턴 디지털 외장 HDD는 어떠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만든 물건일까요? 일단 웨스턴 디지털의 광고 문구를 살펴 봅시다.

시작 - 일단 외형부터

[제가 사용하는 새로텍 케이스와 비교입니다.]

일단 아무데나 놓아 보았습니다. 하단에 장착된 고무는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인데, 그 목적을 잘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물건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뒷면에는 아답터 단자, USB B type단자, 그리고 켄싱턴락 홀이 존재 합니다. 이러한 외장형 물건에 켄싱턴락 홀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세상에는 이것이 당연하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지요. 켄싱턴락을 장착하면 내부의 철제 프레임이 함께 물리는 것도 당연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지요.

[뒷면 사진입니다. 왼쪽부터 켄싱턴락, USB단자, 전원단자가 보입니다.]

전면 커버는 분리 됩니다. 취향에 따라 다른 색의 모델이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능은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랫쪽과 측면에는 환기를 위한 통풍구가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측면 통풍구는 팬을 달 수도 있는 형태로 되어 있는데, 전면 커버를 붙이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위치에 존재하더군요.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웨스턴 디지털의 페이지에 보면 외장 드라이브의 다른 모델들이 보이는데, 다른 모델과 프레임의 공유를 위해서 그렇게 한 것으로 짐작은 됩니다만, 역시 확인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전면 커버 안쪽의 통풍 구멍]

매뉴얼은 여러나라 언어로 구성된 딸랑 한장짜리 종이입니다. 뭐 쉽고 안전한 설치를 모토로 하는데, 복잡한 매뉴얼은 역효과만 내겠지요.

어댑터는 비교적 작은 크기입니다. 하지만, 그냥 작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비교를 해 보아야 합니다. 다른 종류의 외장 케이스에 사용되는 어댑터와 비교해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제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어댑터를 사용하는 외장 케이스의 경우, 어댑터가 12V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HDD가 사용하는 전원인 5V와 12V를 모두 출력하는 구조입니다. 웨스턴 디지털의 제품의 경우는 어댑터는 12V만을 공급하고, 외장 케이스가 여기서 5V를 만들어 내는 구조입니다. 하는 역할이 다른데, 크기가 작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spec의 어댑터를 찾아 보았습니다. 이 제품에 들어 있는 어댑터는 12V, 2A의 단일 출력입니다. 일반적인 크기보다는 조금 작은 크기입니다. 하지만, 휴대를 고려하고 만든 디자인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노트북 아답터들이 휴대하기 편한 디자인의 대표적인 것들이죠.)

[캠코더 어댑터, 노트북 어댑터와의 비교]

내부 구조는?

[고무발 안쪽의 나사]

[내부 구조]

열어보면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은 널찍하다는 것입니다. HDD좌우로는 넉넉하게 여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계적인 안정성입니다. HDD윗면에 흰색 원형 물체는 완충제입니다. 윗 뚜껑과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하면과의 사이에도 이러한 것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 다음에 확인해 보아야 할 부분이 뒷쪽에 자리잡은 제어 기판입니다. 그러나 HDD와 사이에 보안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활짝 열지는 못했습니다. 릴레이 테스트만 아니면 북 찢어버리고 들여다 볼텐데...
조심히 조금 열어서 눈으로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내부 기판은 상당히 작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외부에서 12V직류 전원을 공급하니, 여기서 5V전원만 만들면 되고, USB2.0, IDE bridge는 간단한 회로이니까요.

USB, IDE Bridge는 NEC μPD720130입니다. 이 chip에 대한 정보는 여기에서 참조하실 수 있습니다. 주된 특징은 UDMA 66까지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능은?

웨스턴 디지털 "WD1600B008" (USB 2.0)

새로텍 FHD-353F (1394)

메키택 HD-337U2 (USB 2.0)

외장 케이스로는 만족할 만한 수치입니다. 사실 내장 HDD가 이것보다 나은 성능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닙니다.

이정도면 동영상 편집과 같이 HDD의 성능을 완전히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USB2.0에 대한 편견들

하나의 장치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최대 속도는 USB 2.0의 경우는 480* 0.8= 384Mbps입니다. 1394의 경우는 400Mbps이고요. 그렇다면 USB 2.0이 1394보다 느린 이유는 대역폭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웨스턴 디지탈 WD1600B008이 어느정도의 성능을 내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 다른 잣대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개개의 장치가 쓸 수 있는 최대 전송 속도 가운데 몇 %나 사용하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100%를 사용하는 장치가 최고의 장치이겠습니다만, 그러한것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웨스턴 디지탈 WD1600B008의 경우는 33.6/ (384/ 8)= 0.7, 70%의 효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텍 FHD-353F의 경우는 35.3/ (400/ 8)= 0.706, 70.6%의 효율입니다. 0.6%, 비율로는 1%에 미치지 못하는 차이입니다. 이러란 경우를 보통 [허용 오차내에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웨스턴 디지탈 WD1600B008은 1394 케이스에 뒤지지 않는 효율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두번째, CPU점유율에 관하여 이야기 하겠습니다. 앞에서 벤치마크 결과에 나온것과 같이, USB장치들은 1394장치에 비해서 Operation을 수행할 때 더 많은 CPU자원을 소비합니다. 과연 왜 그럴까요?

프로그램이 HDD에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프로그램들은 HDD가 어떤것인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단지 어떤 저장장치가 있으며,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PI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을 알 뿐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API의 명령을 번역해서 HDD를 제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이것이 device driver입니다.

외장형 HDD의 동작방식

그렇다면 외장형 HDD의 경우는?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Application이 HDD를 사용하려고 하면 device driver에 접근해야 합니다. 그러면 device driver는 이것을 번역, IDE를 통해서 내장 HDD로 보내거나, 1394/ USB명령어로 번역, 외장 HDD로 보냅니다. 반대로 외장 case에서는 1394/ USB명령어를 다시 IDE명령어로 번역해야 합니다. 이를 담당하는 chip을 bridge chip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API를 IDE명령어로 번역하는것에 비해서 1394/ USB명령어로 번역하는 것은 CPU자원을 더 소모하는 일입니다. 이때문에 외장형 CASE는 내장 HDD보다 CPU점유율이 높은 것입니다.

그러면 왜 USB는 1394보다 CPU점유율이 높은가? 그것은 USB명령어가 더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USB는 Serial, Parallel등을 대신하기 위해서 생겨난 방식입니다. 그래서 마우스와 통신하기 적합한 통신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이것을 HDD와 같이 대량의 정보를 보내는 데에 사용하기 위해서 기존의 protocol내부에 IDE command를 덧씌우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서 1394는 원래 대량의 정보 이동을 위해서 만들어진 protocol이기 때문에 번역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고려하면 USB 2.0의 효율은 조금 더 떨어집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슷한 효율이 나왔다는 것은 실제 효율은 1394의 경우보다 높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외장 케이스에서 Bridge chip의 역할

결론

이와 같이 내부를 최대한 확장하고 WD1600B008를 추가하는 방법이 고용량 HDD를 사용하는것 보다는 저렴합니다. 물론 가격만 보면 160G IDE 6대가 가장 저렴합니다만, HDD 6대를 달기 위해서는 RAID card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또는 S-ATA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HDD 6대를 달면 Power supply가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에, 고용량 power supply를 설치해야 합니다. 게다가 6대정도의 HDD가 설치되면 시스템 쿨링등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 주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제 경험담입니다.)
이와 같이 내부에 더이상의 확장 공간이 없을 경우, 외장 케이스는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 이 제품은 Hardware에 대한 지식 없이도 쉽게 용량을 추가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case를 열 필요도 없이 설명서대로 선 몇개를 연결하면 160G의 용량이 추가됩니다.
  
  
• 이 제품은 거의 무제한으로 용량을 늘릴 수 있게 해 줍니다. 4개의 HDD를 달 수 있는 IDE 2 channel은 160G * 4= 640G까지의 확장을 가능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면 여기에 다시 4~6개의 160G HDD를 연결할 수 있어서 1T이상의 확장이 가능합니다.
  
  
• 하지만, 이 제품은 외장형 케이스의 또다른 목적인 휴대에는 그리 어울리는 물건이 아닙니다. 크기가 그리 작은것도 아니고, 별도의 아답터 또한 휴대하기 편한 형태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