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RAM과 램버스에 대한 진실

■ 시작에 앞서...

본 기사는 미국의 관련 전문 사이트인 AnandTech에 게재되었던, Anand L. Shimpi씨의 'Rambus DRAM: Uncovering Facts & Burying Rumors'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수록된 모든 이미지 역시 동일 출처에서 그대로 인용하였슴을 밝힙니다.

■ 서론

사용자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시스템을 통해서 특정 업체의 특정 부품에 대한 나름의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엔비디어(nVIDIA)보다는 3Dfx를, 인텔보다는 AMD를, 소프트웨어 플랫폼적으로도, 썬(Sun Microsystems)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을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업체(램버스사)와 그 업체의 제품들(램버스 메모리)에 대해서, 이토록 대단한 혐오와 기피가 엔드유저와 매스미디어로부터 이정도로 자유롭게 표출되고 또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례는 그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하겠다.

관련 주제의 뉴스그룹이나 대화방, 심지어는 당 Anandtech의 포럼을 가보더라도, "시스템에 RDRAM을 사용하려고 하는데 어떤지?"라는 문의에 대해서 "그게 좋겠다"라거나 그와 비슷한 Re가 나오는 경우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램버스(Rambus)는 이러한 의미에서 거의 철저한 왕따취급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가 램버스 메모리를 기피하며, 아마도 거의 모든 이들이 램버스계의 DRDRAM(Direct Rambus DRAM) 또는 RDRAM(Rambus DRAM)에 대해서 뭔가 좋지 않은 얘기는 한마디씩 하려고 든다.

RDRAM에 대한 대부분의 그릇된 이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램버스에서는 AnandTech를 통해, 자사에 대한 질문이나, 일개 업체로서의 램버스와 제품으로서의 RDRAM의 현시점에서의 입지와 향후 입장에 대해서 충분한 대답을 해줄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그 해명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근거없는 램버스 기피증

바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램버스를 싫어하는 사용자들은 의외로 많다. 그 이유들 가운데 상당수가 램버스와 동사의 메모리 테크놀러지 관련에서 기인하는 것이지만, 그중의 대부분이 램버스계 메모리의 품질, 기능 및 성능에 대한 이해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형성된 것이다.

필자가 독자들로 하여금 이 글을 앞으로 읽으면서 일체의 선입견을 떨쳐 버리라고 강조하고 싶은 것이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열린 마음을 갖고서 이와 같은 뜨거운 감자투성이 글에서의 장단을 잘 가려내는 것은 글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 필수적인 자세이다.하지만 사실 "램버스는 인텔의 계열사"라든지 "AMD는 램버스 메모리의 라이센스를 취득할 수 없다"는 식의 완전히 잘못된 선입견이 상당수 사용자들의 뇌리에 박혀버리게 된 현상황에는 램버스사 자신의 실책도 부분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벌써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놀란 독자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열린 마음을 갖고서, 정말로 램버스가 과연 얼마나 사악한지를 알아보고, 향후 램버스 메모리의 갈길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 메모리대역이 직면한 문제

오늘날의 PC를 논하는 데 있어서 이견의 여지가 있을래야 있을 수 없는 사안은 바로 기아에 시달린다고도 할 수 있는 좌절의 메모리 대역에 대한 것이다. 표준 100MHz 메모리에서 133MHz로의 이행이 가져다 주는 성능차이가 현격하지 못하다는 데 대해서도 논의의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히 엔비디어제의 초창기 SDR SDRM 대응 지포스(GeFORCE)에 대조적인 DDR SDRAM 대응 지포스의 상업적 성공이라든지, 그 차세대 지포스인 지포스2 GTS마저도 현행 지포스의 2배에 달하는 32비트 칼라모드에서는 주어진 메모리대역인 5.3GB/sec의 제약으로 인해 제 성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을 보더라도, 기존의 SDRAM만으로는 오늘날의 어플리케이션이나 게임 타이틀에서 요구하는 메모리 대역에 부합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좀더 본문의 논점과 관련이 있는 질문으로 돌아가서 생각을 해보자. 과연, 좀더 고속의 메모리 솔루션에 대한 수요는 정말 어느정도로 절실한 것인가? 비록 인텔이 2000년 말에서 2001년까지를 소급하는 자사의 메모리 대역 요구사양 전망을 내놓은 바 있기는 하지만, 여기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AMD가 내놓은 2000년말 - 2001년 해당의 시스템/메모리 대역 사양에 대한 전망자료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 AMD 애슬론 프로세서의 2000년도 시스템 제반 요구사양

애슬론 프로세서는, 현재 PC133 SDRAM에서 제공하는 1.06GB/sec급의 메모리 대역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연말을 즈음해서 133MHz DDR FSB(≒유효 266MHz)로 이행할 계획이다. 이는 사실상 CPU와 코어로직 칩셋의 노스브릿지(north bridge)사이, 즉 흔히 FSB(Front Side Bus)로 불리는 구간에서 2.1GB/sec급의 대역을 발휘함을 의미한다. 여기에, AGP 4X에서 잡아먹는 1.06GB/sec의 대역과 66MHz 64비트 PCI 버스가 요구하는 528MB/sec의 대역을 추가하면, 도합 3.7GB/sec을 상회하는 메모리 대역을 갖추지 않는 이상 AMD 애슬론 대응의 시스템은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없으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서 애슬론의 현행 PC133 SDRAM 인프라하에서는 1.06GB/sec급의 메모리 대역밖에는 얻을 수 없고, DDR SDRAM을 이용하더라도, 겨우 2.1GB/sec급의 대역으로는 위에서 계산한 차세대 AMD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57%밖에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 논지는 인텔 시스템에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된다. PC100 SDRAM 대응의 440BX 칩셋은 겨우 800MB/sec급의 메모리대역밖에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서 AMD를 구체적인 예로서 거론한 것은 실제의 상황을 좀더 강조하면서 인텔이 자사의 코어로직 칩셋 마케팅용으로 배포하는 상업적 선전문구를 배제하기 위함이었다. AMD도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로서, 이때문에 AMD의 현행 2000년도 로드맵에서는 DDR SDRAM에 대한 언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있다. 2.1GB/sec급의 메모리 대역이라는 것은 당장 내년도의 컴퓨팅 플랫폼에서조차 힘에 부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 RDRAM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심각한 메모리대역의 부족문제에 대한 솔루션으로서의 RDRAM을 거론하기에 앞서, 도대제 RDRAM이 SDRAM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지를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다.

RDRAM의 메모리로서의 기본원리는 사실상 SDRAM과 전혀 다르지 않다. 램버스사에 따르면, 램버스 메모리는 새로운 메모리 테크놀러지가 아니라 기존의 메모리에 고속의 인터페이스를 추가·개수한 형태이다. 본질적으로 말해서, RDRAM은 RDRAM 모듈과 컴퓨터간을 전자회로적으로 연결해 주는 고속의 인터페이스가 유일한 특이사항인 셈이다.

■ 램버스 메모리의 개요도

이러한 램버스 인터페이스를 도입함으로써, RDRAM은 최고 400MHz DDR(Double-Data-Rate)급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것은 채널당 유효 800MHz급의 데이터 전송속도에 상당하는 것이다.

현행 RDRAM은 16비트(2바이트)의 광폭 램버스 채널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800MHz에 2바이트를 곱하면 순간최고 1600MB/sec 또는 1.6GB/sec급의 메모리대역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위의 내용을 보더라도 짐작이 되듯, 이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모듈단위도 아니고 개개의 RDRAM 메모리 컴포넌트단위로 탑재되어야 하는 때문에, 모듈의 다이(die) 면적은 인터페이스가 없는 경우보다는 당연히 증가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램버스 인터페이스는 RDRAM의 용량과는 무관하게 거의 동일한 면적만을 차지하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인터페이스가 다이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감소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인터페이스 회로가 차지하는 면적은 대응 RDRAM 컴포넌트의 용량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초창기에 주종을 이루었던 RDRAM인 64Mb(=8MB) RDRAM 컴포넌트에서는 이 인터페이스가 차지하는 면적이 전체의 15%에서 30%까지 달했던 반면, 좀더 대용량의 128Mb나 256Mb 컴포넌트에서는 그 비율이 10%에서 20%로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서, 인터페이스에 상당하는 분량의 다이면적 추가로 인한 RDRAM이 갖는 SDRAM에 대한 상대적인 단가부담의 문제는 실제로는 별로 심각하지 않게 되는데 이는 현재 시장에서 주력으로 이용되고 있는 128Mb나 256Mb 램버스 메모리의 경우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실제로 차지하는 면적이 별로 넓지 않기 때문이다.



■ 인터페이스의 이면

지금까지 램버스와 인텔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여기서 이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텔은 램버스의 모기업이 아니다. 램버스는 90년도부터 97년도의 회사공개 이전까지는 개인소유의 사(私)기업으로, 97년부터는 공개상장된 회사로서 존재해 왔다. 인텔의 램버스와의 관계는, 매우 공적인 것이지만, 그나마도 매우 특정한 한 부문에만 국한되어 있다. 바로 그것은, 인텔은 램버스 메모리 대응의 컨트롤러 기기를 제조할 수 있는 법적권한의 라이센스를 취득한 램버스 협력업체라는 사실이다.

램버스는 과거에도 분명히 존재해 왔던 업체이다. 인텔의 i820 칩셋 출하는 물론 발표시기보다도 훨씬 이전부터 활약해 왔던 업체로서, 특히 그래픽 가속보드용이나 게임기용의 메모리 관련제품군이 유명하다.

대체로 RDRAM은 현존하는 제품까지 도합해서 대략 3세대 정도로 구분되는데, 그중 최초의 것을 흔히 베이스(Base) RDRAM이라고 하며, 그 다음의 것을 컨커런트(Concurrent) RDRAM, 그리고 현행의 다이렉트(Direct) RDRAM이 그것이다. 쉽게 말하면 BRDRAM-CRDRAM-DRDRAM 또는 B-C-D의 순번으로 진화해 온 것이다. PC용의 RDRAM으로서는 DRDRAM이 최초이기는 하지만(물론 이전 세대의 RDRAM보다 버스폭이 넓어졌으며 동작주파수도 높아져 있다), 램버스 테크놀러지 자체는 등장한지 꽤 되었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고속의 램버스 인터페이스는 개개의 램버스 메모리 컴포넌트는 물론 대응의 코어로직 칩셋쪽에서의 메모리 컨트롤러쪽에도 탑재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인텔의 램버스와의 협력관계는 램버스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인텔의 i820 칩셋이라든지 차기 코어로직 칩셋인 티하마(Tehama) 칩셋에 탑재하기 위한 테크놀러지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한 데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인텔이 다른 협력업체들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라이센스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는 하지만, 램버스측의 표현에 따르면, 그것은 인텔이 램버스와 실제로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 다만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특별한' 관계라는 것은 인텔이 램버스 테크놀러지와 RDRAM을 자사의 현행 그리고 차세대 제품군에서 전폭적이면서도 불굴의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서 부분적으로 기인하고 있다. 램버스사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본다면, 과거에 그렇게 도와줬던 업체에 대해서 그정도의 라이센스 요금 정도는 깎아주는 것은
일견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밖에도 대응의 코어로직 칩셋 설계에 있어서 램버스 인터페이스의 채용을 위해 라이센스를 체결한 '협력업체'들로는 어디가 있을까?

우선 인텔을 빼고 나면, 컴팩(Compaq), HP, 내셔널 세미컨덕터(National Semiconductor), ALi(Acer Laboratories inc.), 그리고 AMD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모두의 성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자 취급을 받았을 뻔 했던, Advanced Micro Devices가 있다.

■ Rambus 협력업체들의 목록.

현재의 업계 선도업체로서, 인텔은 RDRAM을 지원함에 있어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텔은 좀더 고수준의 메모리 대역을 지원하는 솔루션에 대한 분명한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으며 RDRAM이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의 솔루션이 될 것으로 장담하고 있는 것이다. RDRAM이 바로 우리가 찾아 헤메던 그러한 솔루션이었다면, AMD가 얼마 지나지 않아서 RDRAM의 지원사안을 발표한다고 해서 놀라지 말지어다. 하지만 동시에, 인텔이 앞장서서 주창한 만큼, RDRAM이 (인텔의) 요구수준에 부응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PC용의 메모리로서 몰락하게 된다고 해도, AMD는 한발짝 물러서서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서 '그것 보라지'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