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AMD의 듀얼 시스템 아키텍쳐

글/일러스트 : 김홍철 / muphy@technoa.co.kr

드디어 애슬론에도 듀얼 프로세싱의 길이 열렸다.

SMP(Symetric MultiProcessing)

SMP, 일반적으로 듀얼 프로세싱이라 지칭하는 이 용어는 하나의 시스템에 2개 이상의 프로세서를 장착해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SMP라는 용어보다 듀얼 프로세싱이라는 용어가 널리 보급된 것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4개까지의 프로세서를 병렬로 이어서 사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4개, 혹은 8개의 병렬 프로세싱(4-way, 8-way SMP)은 주로 서버 쪽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수퍼컴퓨터 등은 64, 128, 256개의 프로세서를 병렬로 연결해서 방대한 데이터 처리에 사용하곤 한다.

어쨋든, 현재, 우리 주변에는 프로세서를 2개 이상 장착하고 듀얼 프로세싱을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단지 중소형 서버에서만 사용되었던 이러한 구성이 일반 사용자들에게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역시 듀얼 시스템의 가격이 대단히 현실화되었다는데에 기인하고 있다.

예전의 듀얼 메인보드 가격은 대단히 높았다. 듀얼 메인보드는 우선 하이엔드 유저층이 사용하는 프로세서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가격대가 대개 80~100만원선을 호가했다. 거기에 프로세서 가격까지 더하면 지불해야 하는 총 금액은 엄청난 수준으로 상승하게 되었다.

이러한 높은 가격대는 듀얼 프로세싱을 지원하는 칩셋이 점차적으로 많아지면서 상당히 낮아졌으며, VIA Apollo Pro 133A 칩셋이 듀얼 프로세싱을 지원하면서부터는 싱글 메인보드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프로세서 가격의 하락 역시 무시할 것이 아니어서, 현재 펜티엄 III 800EB MHz 제품도 30만원 선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메인보드와 프로세서, 그리고 메모리까지 다 구입한다고 해도 100여만원이면 해결될 수 있다는 결과를 낳았다. 더군다나, 염가판 프로세서인 셀러론까지도 (물론, 인텔에서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 비공식적인 것이지만) 듀얼 프로세싱을 지원하면서, 최상의 가격대 성능비를 가지는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은 CPU의 성능을 갈구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신천지에 다름아니었다.

AMD의 프로세서가 가지는 입지의 변화

AMD의 프로세서는 사실 K6-2, K6-III까지만 하더라도 일부 매니아 계층에 의해서만 지지받았을 뿐, 사실상의 대권은 인텔이 가지고 있었다. 물론 K6-III에서 풀 스피드의 L2 캐시를 채용하고, L3 캐시까지 사용한다는 Trilevel 캐시의 개념을 도입해서 비약적인 성능의 향상을 이루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고질적인 FPU의 열세 때문에 실질적인 고가 시스템 시장으로는 진입하지 못했다. 고가형 시스템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의 공통점은 바로 강력한 FPU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3D 렌더링이 그러하며, 공학적 수치계산, 컴파일링, 비선형 동영상 편집 등의 모든 작업이 바로 그러하다. 또한 이들 작업은 대개 멀티쓰레딩(Multithreading)을 지원하고 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이었으나 유감스럽게도 K6 계열의 프로세서는 멀티프로세싱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되었다. 그렇기에 AMD의 프로세서는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고부가가치를 가질 수 없었기에 AMD는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애슬론 프로세서는 이러한 구도에 큰 변혁을 가져왔다. 무엇보다도 큰 변화는 FPU의 성능이다. 기존에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인텔의 FPU의 성능을 월등히 앞서는 애슬론 프로세서의 성능은 AMD의 프로세서가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인텔 프로세서를 밀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을 시사하였고, 지금 시장구도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서 또 하나의 도약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애슬론용 SMP 칩셋의 등장이다. 며칠전의 뉴스에서 보았듯이, 현재 AMD는 애슬론용 SMP 칩셋 제작을 거의 완료한 상태이고, AMD 뿐만 아니라 마이크론의 사무라이, 그리고 VIA의 칩셋 등 역시 SMP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다.

이 강좌에서는 AMD 프로세서의 듀얼 시스템 아키텍쳐와 인텔의 듀얼 시스템 아키텍쳐를 비교해봄으로써 AMD가 주장하고 있는 아키텍쳐상의 우월성이 합당한 것인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