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펜티엄 4의 신기술

5. Netburst Technology (2)

보다 빠른 정수연산 - 고속실행엔진(Rapid Execution Engine)

펜티엄 4의 내부에 있는 수치연산유닛(Arithmetic Logic Unit)은 다른 부분의 2배에 달하는 속도로 동작한다. 1.4GHz의 펜티엄 4의 ALU는 2.8GHz로, 1.5GHz의 펜티엄 4의 ALU는 3.0GHz로 동작하는 식이다. 인텔은 이렇게 고속으로 동작하는 수치연산유닛에 '고속실행엔진(Rapid Execution Engin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속실행엔진의 적용으로 인해서 외부 실행클럭 대비, 0.5클럭당 하나의 연산을 수행해낼 수 있다. 또한 지연 및 대기시간도 절반으로 줄어들어서 펜티엄 4는 이전의 프로세서들에 비해서 높은 정수연산 성능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2배의 클럭을 가지면서도 실제 성능에서는 그정도의 향상을 보이지는 못한다. 400MHz의 FSB와 듀얼채널 RDRAM을 사용하는만큼 메모리 대역폭 부족의 문제도 아니며, L1 캐시가 약간 줄어들기는 했지만 추적실행캐시라는 혁신적인 신기술이 적용되어 있는만큼 이는 결국 ALU 자체의 문제라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펜티엄 4의 넷버스트 아키텍쳐에 적용된 ALU는 같은 과정을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명령어가 늘어나게 된만큼 이는 결국 ALU의 IPC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펜티엄 4에서의 ALU의 속도가 2배로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는 것은 IPC의 희생을 담보로 얻어낸 것이다. 그 때문에 이는 결국 프로세서의 연산속도 자체의 향상보다는 지연시간 등 '낭비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강하다고 해석될 수 있으며, 2.8GHz니, 3GHz니 하는 고속으로 동작한다고 해도 이는 그다지 혁신적이라고 생각할수는 없다. 결국 이것은 넷버스트 마이크로아키텍쳐 상의 한 부분으로만 보아야 하며, 프로세서의 속도 자체가 급증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다.

분기예측성능의 극대화 - 향상된 동적실행(ADE, Advanced Dynamic Execution)

Dynamic Execution, 이른바 동적실행이라는 기술 역시 분기예측실행기술과 함께 P6 코어에서부터 적용된 기술이다. 동적실행이라는 것은 분기예측실행에 전제되는 기술인데, 간단히 요약하면 <코어가 실행할 가능성이 있는 명령어들을 하나의 풀(pool)에 저장하여, 이 풀에 '떠 있는' 명령어들을 코어가 선택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떠 있는'이라고 표현하는 까닭은 이 풀(명령어 윈도우(instruction window)라고 한다.)에 있는 명령어들은 즉시 실행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 써놓고 보니 별로 간단해 보이지 않는데(-_-) 아래의 일러스트를 보자.

동적 실행이 적용되었을 경우 각 명령어(instructions)는 명령어 윈도우(instruction window)에 저장되었다가 프로세서가 요구하는 순서에 따라서 프로세싱 코어로 입력된다.

명령어 윈도우에 저장되었다가 프로세서가 요구하는 순서에 따라서 명령어가 입력됨으로써, 전체적인 실행순서를 최적화시켜서 성능을 향상시키고 IPC를 증대시킨다. 넷버스트 아키텍쳐의 동적실행이 이전 세대의 동적실행과 다른 것은 그 용량이다. 펜티엄 III까지의 마이크로아키텍쳐에서의 동적실행에서는 최대 46개의 명령어를 '띄워놓을 수 있는' 윈도우를 제공하는 것에 반해서, 넷버스트 아키텍쳐에서는 최대 126개의 명령어를 띄워놓을 수 있는 윈도우를 제공한다. 그래서 프로세서는 '선택해서 들고 올 수 있는 명령어'가 훨씬 많기 때문에 보다 자유롭고 최적화된 연산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분기예측실행에서 다음에 실행될 명령어의 자유도를 높여주는 것이므로 분기예측의 성공률을 증가시킨다.

이 뿐만 아니라 넷버스트 스트럭쳐에서의 동적실행에는 분기예측에서의 성공률을 더욱 증대시키기 위한 한가지 기능이 더 포함되어 있다. 넷버스트 스트럭쳐의 코어에는 4KB의 브랜치 타겟 버퍼(branch target buffer)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명령어가 실행되는 과정들을 저장하여서 다음의 분기예측 확률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다. 브랜치 타겟 버퍼의 사용으로 인해서 넷버스트 아키텍쳐에서의 분기예측 실패율은 P6 아키텍쳐에 비해서 약 33% 줄어들었으며, 이것은 넷버스트 스트럭쳐의 키 디자인 중의 하나이다. 

데이터 지연시간의 최소화 - ATC(Advanced Transfer Cache)

ATC는 코퍼마인(Coppermine-역자주 : 코퍼마인 코어에서 copper라는 명칭이 개입되어 있어서 이 프로세서가 구리공정기술과 무슨 상관이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하는 독자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의 coppermine은 단지 펜티엄 III 프로세서의 코드명일 뿐 구리공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코어의 펜티엄 III 프로세서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이것은 프로세서의 다이 내부에 L2 캐시를 직접 집적시켜서 L2 캐시의 속도를 프로세서의 코어와 같도록 만들고 코어와 L2 캐시 사이의 거리를 최소화함으로써 지연시간의 발생을 억제하고, 코어와 캐시 사이의 버스를 256bit로 확장함으로써 L2 캐시와 프로세서간에 생기는 속도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결과 펜티엄 III(코퍼마인) 프로세서는 코어와 캐시 사이에서 무려 16GB/s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실현하였다.(1GHz 프로세서를 기준으로 계산한 경우이다. 데이터의 전송폭은 256bit, 속도는 1,000MHz로 계산하였으며, 펜티엄 III 프로세서의 캐시 특성상 2클럭당 1회의 데이터 전송이 일어나므로 총 데이터 대역폭은 16GB/s가 된다.)

한편, 펜티엄 4에서는 이것이 더욱 확장되어 있다.

펜티엄 4, 펜티엄 III 코퍼마인, 애슬론(T-bird) 프로세서의 캐시버스 데이터 전송 대역폭 비교

펜티엄 III 코퍼마인 프로세서가 2클럭당 1회의 데이터 전송을 이루어서 16GB/s의 대역폭을 실현하였다면, 펜티엄 4에서는 다른 부분은 동일하되 단지 데이터의 전송회수를 1클럭당 1회로 향상시켜서 전체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32GB/s로 확장하였다. 그 결과 펜티엄 III 코퍼마인에 비해서 2배, 그리고 애슬론(썬더버드) 프로세서에 비해서는 4배의 캐시버스를 가지게 되었다. 이는 L2 캐시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캐시 히트율을 증가시킴으로써 데이터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을 가지며 이는 곧 IPC의 증가로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