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 펜티엄 4의 신기술

2. 외형 및 인터페이스

펜티엄 4 프로세서

소켓 방식의 유지

프로세서의 인터페이스는 소켓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다. 펜티엄 II/III, 애슬론 등에 사용되었던 슬롯 방식은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프로세서를 PCB 위에 패키지화 함으로써 가용면적을 넓히고 이 위에 코어클럭의 1/2 속도 이하의 저속의,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캐시메모리를 다량 집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멘도시노 코어 셀러론부터 시작된 '코어다이 내부의 캐시 집적' 기술에 의해서 실상 별도의 캐시메모리가 필요가 없어졌다.(물론 대용량(~2MB)의 캐시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경우 별도로 실장되는 CSRAM 때문에 슬롯형이 필요하다. 이것이 XEON 등의 프로세서가 슬롯형을 사용하는 이유이다) 결국 PCB에 의해서 프로세서 자체의 면적을 넓히는 슬롯형 프로세서는 필요가 없어졌고, 이후의 일반 사용자용 프로세서는 모두 소켓방식으로 선회한다.

소켓 방식으로의 회귀에는 슬롯 방식이 가지는 원가적인 측면의 손해가 있다는 점도 한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우선 슬롯 방식이라는 것은 저렴한 프로세서를 만드는 데에는 독(毒)이 될수밖에 없다.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서 제작 단가가 약 $20 이상 상승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성의 측면에서 바라보아도 슬롯 방식은 그다지 이득이 될만한 부분이 없다. 사용하기가 불편하며 패키지도 상당히 거대해진다.

펜티엄 4 프로세서 역시 소켓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하지만 기존의 소켓들과는 다른 점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아래의 일러스트를 보자.

펜티엄 III와 펜티엄 4의 비교

펜티엄 4 쪽이 약간 큰데, 이렇게 크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잠시 후에 다시 다루게 될 것이고, 패키지의 차이가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이다. 펜티엄 III의 경우 코어를 담고 있는 소결체 부분이 외부로 직접 드러나 있으며, 그래서 방열효율을 높여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에서는 자칫하면 소결체(일종의 도자기나 세라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확하게 동일하지는 않지만.)가 손상될 수 있다. 펜티엄 4의 표면에 있는 금속재질의 커버는 이러한 손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매우 큰 발열량을 효율적으로 소화해내기 위한 히트싱크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코어 자체는 μBGA 형태의 기판 위에 실장되어 있으며, 이 μBGA 패키지가 PGA 패키지 위에 올라와 있는 형태이다. 제조상의 코스트가 상승되지만 이것은 이후 프로세서를 다른 패키지, 혹은 별도의 옵션을 가지는 형태로 제조하기 쉽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추측된다. μBGA 패키지 부분만 다른곳으로 실장하면 되므로 L3 캐시등을 탑재하는 프로세서 패키지를 제조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펜티엄 4의 핀 배열을 보면 1MB까지의 L2캐시나 그 이상의 L3 캐시를 탑재할 경우를 위한 ID를 설정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423핀의 새로운 소켓

프로세서의 핀 구성을 보면 기존의 프로세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펜티엄 III와 펜티엄 4의 아랫면 비교

왼쪽에 보이는 것이 기존의 소켓 370방식 펜티엄 III 프로세서이다. 핀은 4방향 모두 6열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19열 × 19열의 SPGA(Staggered PGA)방식이다. 왼쪽 윗부분의 핀 하나를 제거해서 키 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핀으로 인해서 프로세서의 방향을 판별한다. 한편 펜티엄 4에서는 20열 × 20열의 SPGA 방식을 사용한다. 펜티엄 III에 비해서 약간 크기가 커진 이유이다. 또한 키 핀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네 방향의 핀의 열 수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위쪽, 왼쪽, 오른쪽, 아래쪽의 순으로 각각 5, 6, 7, 8 열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켓의 핀 수의 증가는 프로세서의 고전력화를 감당해내기 위한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프로세서의 고속화로 인한 시그널의 불안정성 감소를 최우선적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만, 애슬론이 채택하고 있는 소켓A의 경우, 462핀을 채택하면서도 크기는 기존의 소켓과 동일하다. 이는 소켓 A의 핀은 네방향 모두 8열로 구성되어 있는 19열 × 19열의 SPGA 방식이기 때문인데, 펜티엄 4는 19열 × 19열에서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모든 소켓방식에서 쿨러의 장착이 같은 표준을 따랐던 것에 반해서 펜티엄 4는 별도의 표준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