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많아졌는데 도로는 그대로??? 교통체증과 짜증만이 남아있다

출근시간의 주요 간선도로나 주말 오후의 고속도로에서 핸들을 잡고 있는 운전자는 상당히 피곤하고 짜증나는 기분일 것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교통체증은 운전자에게 극도의 피곤과 날카롭게 곤두선 신경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막히면 성인군자라도 한마디 하지 않을까...

왜 교통체증이 발생할까? 차의 숫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도로는 예전에 비해 눈에 띄는 증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AGP 버스도 많아지는 차와 고속도로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AGP 버스를 통해 이동해야 할 데이터의 양은 3D 어플리케이션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길의 역할을 담당하는 AGP 버스는 전혀 넓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면 남은 것은? AGP 버스에서 데이터가 막히면서 3D 가속 기능을 활용하는 어플리케이션--주로 3D 게임이겠지만--에서의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3D 가속을 담당하는 GPU의 성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해야겠지만...)

이런 어플리케이션들은 AGP 버스의 대역폭 부족 현상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AGP 버스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여 GPU와 시스템간을 연결하면 문제가 끝나지 않느냐"라는 의견을 내놓을 독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사용되는 AGP 4X보다 더 넓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PCI-X 같은 인터페이스가 분명히 있으며, 어느 정도의 투자가 있다면 PC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다.

일단 앞의 문장에서 '어느 정도'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그 '어느 정도'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숫자가 현재 AGP 버스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일반적인 PC의 가격을 생각할 때 절대 만만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AGP 버스는 매우 널리 퍼진 인터페이스가 된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고, 이에 따라 AGP 버스를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기반 비용이 매우 낮아졌다. 그에 비해 PCI-X 같은 고속 버스는 버스를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기반 비용이 상당히 높은 문제가 있다.
또한 AGP 버스는 시스템에 1개의 AGP 버스만을 허용한다. 즉, 2개 이상의 장비가 AGP 버스를 공유하여 동작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거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그래픽 카드 이외의 장비는 AGP 버스에 연결되지 못하도록 못을 박고 있다. 범용성을 목적으로 한 PCI 버스의 확장판인 PCI-X는 한 버스에 여러 대의 장비가 연결될 수 있으며, 각각이 대역폭을 공유하면서 동작하게 된다. 또한, 범용적인 버스이기 때문에 수많은 종류의 장비가 연결된다. 이러한 버스에 넓은 대역폭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그래픽 카드가 자리를 잡고 있으면 그래픽 카드와 나머지 카드간에 '서로 민폐를 끼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로 그래픽 카드들은 AGP 버스 이외에 새로운 버스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