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33만 화소의 CCD를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아마 Nikon의 COOLPIX 초기 모델이 아닌가 생각된다--를 보고 신기하게 생각한 것이 5년 전 일이라 생각된다. 그 이후 숨가쁘게 100만 -> 200만 -> 300만 이런식으로 화소수를 높여간 디지털 카메라는 이제 일반 판매되는 상급 기종의 경우 500만 픽셀의 CCD를 내장하는 상황까지 발전하였다.

이러한 CCD의 화소수 발전과 함께, 광학계--특히 렌즈--에도 큰 진화가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렌즈라고 부르기 어색한 단초점 렌즈가 전부였지만 지금은 왠만한 은염 카메라 못지 않은 고급 렌즈를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리뷰의 주인공은 5백만 픽셀의 CCD와 왠만한 은염 카메라의 고급 렌즈 뺨치는 고급 렌즈를 탑재한 디지털 카메라다. F1.8의 밝은 렌즈와, 그동안 꾸준히 디지털 카메라에서 연마해온 기본기를 바탕으로 5백만 픽셀급 고급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다크호스로 자리잡은 OLYMPUS의 CAMEDIA C-5050z가 이번 리뷰의 주인공이다.

스펙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크게 세가지다. 일단, 광각에서 F1.8의 밝기를 보장하는 3배 줌 렌즈다. 밝은 특성은 망원 모드에서까지 계속되어 광학 줌 배율을 최대인 3배로 끌어올려도 F2.6이라는 놀라운 밝기를 보장한다. 이러한 밝은 렌즈는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번째 눈길을 끄는 점은 기록 미디어 지원이다. OLYMPUS의 이전 디지털 카메라들은 기록 미디어에 대해서는 좋은 평을 듣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카메라가 Smart Media 한가지만을 지원하였으며, 플래그쉽 모델이었던 E 시리즈(E10, E20)의 경우 Compact Flash(CF)를 지원하였으나 공식적으로 MicroDrive를 지원하지 못하는 등, 기록 미디어에 대한 평가에서는 가장 뒤쳐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CAMEDIA C-5050z는 지금까지의 OLYMPUS에서 만든 디지털 카메라와는 다른 미디어 지원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Smart Media를 시작으로 Compact Flash, OLYMPUS가 주축이 되어 만든 새로운 미디어 규격인 xD Picture Card, 그리고 대용량 사진을 많이 찍는 사용자에게 필수적인 MicroDrive까지 총 네 가지 기록 미디어 규격을 지원한다. 네 가지 기록 미디어 규격의 지원이라면 더 이상 나쁜 평은 듣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세 번째는 CCD다. CCD의 총 화소수는 5백만 픽셀로 이전 모델인 C-4040에 비해 약 1백만 픽셀 늘어났지만 CCD의 크기는 변화가 없는 1/1.8인치다. CCD의 크기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광학계의 설계를 크게 변경하지 않아도 되었으므로 개발 비용이나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제작사가 누릴 수 있는 이점이지,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이점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CCD의 크기는 변화가 없으면서 화소의 수는 늘어났으므로 CCD의 각 화소의 크기는 '당연히' 줄어들었다. CCD 화소의 크기가 줄어들면 빛을 받아들여서 출력하는 신호의 S/N 비율이 감소하며, 노이즈가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 이 문제는 실제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서 이야기를 더 하도록 하겠다.